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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씨 아재의 이야기 바구니/다른 나라 이야기

중국 청년 실업 증가로 공무원 인기 상한가, 그로 인해 대박 난 학원 이야기

by 공릉 2022.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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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무원 학원 "중공교육"을 들어 봤는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의 영향은 중국 역시 피해 갈 수가 없었다. 중국도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추락하면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경제 상황의 영향으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안정적인 직장 선호 풍조가 강해지고 있고,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공시족(공무원 시험 응시족)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공무원 시험 인기에 힘입어 잘 나가는 취업전문학원이 있다. 그 학원은 하루 수강료가 약 900위안(17만 원)에 이르지만, 높은 합격율을 자랑하며 중국 공시족 교육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바로 "중공교육"이다.


중국 996노동 문화, 설명은 아래 본문에 (출처 : 중국 넷이즈)

안녕하세요, 빈씨 아재입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가 경제 침체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각 국가들의 정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기 부양에 매달려 대부분의 국가들이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엄청난 돈을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지원금으로 쏟아부어 왔습니다. 그 결과 경기는 어느 정도 부양할 수 있었지만, 그 부작용으로 물가가 급격히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각 국들은 겪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의 물류망, 공급망은, 사람의 혈관계가 복잡하면서도 모든 혈관이 이어져 있어 어느 한 곳이라도 막히면 온 몸의 혈류 속도와 혈류량이 줄어들다가 결국 산소 부족으로 뇌가 먼저 정지하는 것처럼,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으면서 서로 의존적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의 혈액과도 같은 물동량이 점차 줄어들면 결국 세계 경제를 정지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공급망의 동맥경화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속시켜 세계 경제를 더욱 침체시키는 악순환의 원인이 됩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농산물이나 광물, 에너지의 물동량을 현저하게 떨어 뜨리고 있어, 한 마디도 전 세계적인 재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의 전 세계적인 재앙과 경기 침체로 인하여, 어느 나라이든지 기업 활동은 둔화되고 기업들이 신규 인력 확보에 나서지 않으면서, 실업률은 증가하고 젊은이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 좋은 직장은 더 빠르게 없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2021년 주요국 경제성장률 (출처 : 연합뉴스)


중국 경기 침체로 높아진 공무원 인기

중국 청년 실업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중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인 2020년~2021년 동안 5.1%(2020년 2.2%, 2021년 8.1%)라는 우수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주요 경제활동 국가 중에 유일하게 경기 침체를 피해 갔다는 자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부동산 부문의 부채 감축을 목표로 한 중국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는 중국 GDP에서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이로 인한 은행들의 투자 여력 하락, 중견 벤처기업들과 IT 스타트업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역시 청년층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이 경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규 인력 채용을 꺼리고, 기존 직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는커녕 야근, 잔업을 강요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중국 젊은 층의 직장 만족도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 젊은이들은 SNS 상에서 중국 기업들이 "996 노동"을 강요한다고 불만을 쏟아 내고 있는데, 996 노동이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에 6일간 근무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는 중국 젊은이들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현재의 직장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자 중국 청년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2021년) 11월 치러진 중국 공무원 시험은 응시자가 212만여 명을 기록하면서 2020년 157만여 명 대비 약 35%나 증가했고, 75개 중앙부처와 23개 부속기관에서 모집한 3만 1200명 채용에 212만 3000명이 응시해 경쟁률은 68 대 1이나 됐습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티베트 응가리(阿里) 지역 시험은 2245대 1의 경쟁률을, 전국노동조합총연합회 시험은 20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도시들의 공무원 시험 경쟁률 중에서는 수도 베이징(北京)의 경쟁률이 103 대 1로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중국 공무원 시험장 입구 (출처 : 중국 정부 영문 홈페이지)

중국에서는 "구어카오(國考)"라고 부르는 공무원 시험은 중국이 7%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던 2015년경까지는, 공무원 생활은 따분하고 급여도 적다는 인식이 강해 그다지 인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6%대의 성장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경제의 역동성을 점차 상실하자 중국인들도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자 직업으로서의 공무원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급등하여 15% 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매년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중국인들의 공무원 선호 성향은 매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공무원 직종의 94%가 학사 학위를 필수 자격으로 요구함)

중국 청년 실업률 (출처 : 머니투데이)

중공교육의 등장

중국인들은 한국과 동일하게 공무원을 "철밥통" 이라고 부르고, 공무원이나 공공기업에 취업하거나 교사가 되는 것이 안정적인 생활 기반과 사회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육지 상륙"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역시 사회가 불안해지면 안정적인 기반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중국인들의 심리를 잘 꿰뚫어 보고 1999년 창업 후 공무원 및 공공기관 취업 시험 시장에 집중하여 상해 증시에 상장까지 한 교육기관, 학원이 있습니다. 바로 중공교육(中公教育)입니다. 중공교육은 다른 학원들이 청소년 대상의 입시 교육시장에 치중할 때 성인 대상 취업 교육에 집중하여 시장을 키우고 거의 독점하고 있는 '공직 계열 직업교육기관'(중공교육의 자기 설명)입니다.

중공교육 로고 (출처 : 바이두 백과)

간략하게 중공교육을 설명해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1. 1999년 북경대(베이징대) 출신들이 창업, 2000년부터 공무원 시험 대비반 운영
  2. 2021년 기준으로 중국 내 31개 성에 319개의 지시가 있고, 1335여 개의 직영 학습센터, 2,000여 종의 교재 및 도서 출판물, 3,000명 이상의 전담 연구개발팀, 3,000여 명의 오프라인 전임교사, 총 1만 8,000여 명의 교원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직원 수는 4만 5,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3. 2019년 1월, 상해 증시 상장(자동차 딜러 회사인 야샤 자동차를 통한 우회 상장)
  4. 2020년 매출은 112.02억 위안(약 2조 1500억 원), 순이익 23.04억 위안(약 4400억 원)을 기록
  5. 2021년 5월 13일 발표된 신포춘 500 부자 순위에서 중공교육의 루충팡(盧忠芳)•리융신(李永新) 모자가 1293억 7000만 위안으로 26위에 올랐으며, 공동 창업자인 왕진동이 338억 2000만 위안으로 117위에 올랐음.

중공교육 창업자 리융신 (출처 : 바이두 백과)

음... 그러나 어떤 감동적이거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기대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런 것 없습니다.
그냥 베이징 출신으로 베이징 대학을 나온 금수저가 선배들, 친구들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취업 준비하는 것을 보고, 부자 엄마에게 투자받아 학원 차려서 대박 난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금수저인데 망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대단한 건 사실입니다.

 

중공교육 학원비도 넘사벽, 합격률도 넘사벽

제가 굳이 중공교육을 소개해 드리는 이유는 어마 무시하게 비싼 학원비 때문입니다. 업계 1위이고, 넘사벽 수준의 합격률을 자랑한다고는 하지만, 입이 떡 벌어지도록 비쌉니다. 한국보다 3배~4배는 비싼 듯합니다.
(중국 당국의 규제로 학원들은 자기 학원의 합격률이나, 우리나라처럼 합격률 1위, 이런 식의 광고는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 상에서 후기를 보다 보면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공무원 시험 합격자들의 1/4 이상이 중공교육 학원생들이라고 합니다.)

중공교육 수업 풍경 (출처 : 웨이보)

중국은 학원비 역시 인터넷 상에 상세한 광고를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도시와 농촌의 빈부 격차와 학력 격차가 크기 때문에, 사교육비에 의한 위화감 조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네요. 그래서 자세한 학원비를 찾기는 어렵습니다만, 학원생들의 후기를 찾아보면 중공교육의 학원비는 대략 이렇습니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습니다.)

 

  • 중공학원 가격은 전체 협의반(온라인 오프라인 수업 통합반) 3만 1800위안(약 610만 원),
  • 비 협의반에서 1만 9800위안(약 380만 원)으로 20일 교육
  • 최소 하루치 900위안 정도이며
  • 불 합격 시 8000위안(약 150만 원) 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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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통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표를 짤 때, 보통 아래의 커리큘럼을 가장 많이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업료는 성마다 지역마다 좀 차이가 있어서 대도시와 농촌 지역은 1만 위안 가량의 가격 차이와 1만 위안 가량의 시험 탈락 시 환불 금액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아래의 가격은 대도시 기준입니다.
(생방송 수업은 2022년 들어 중국도 코로나19 방역 상황이라 오프라인 수업을 생방송으로 진행해서 그렇습니다.)

- 구어카오 1+1 근학지승반, 가격 : 41800 위안(약 800만 원)

  필기시험이나 면접시험 대비만 할 경우 환불 불가 : 29800 위안(약 570만 원)

  필기시험 대비 : 144교시 생방송 수업 + 242교시 인강 + 여름방학 25일 25박 숙박 + 12박 숙박 + 밀착 스퍼트 7박 숙박

  면접시험 대비 : 20교시 인강 + 16교시(4회) 1대 6 면접 실기 + 밀착 스퍼트 7박 숙박

중공교육 공무원 시험 교재, 권당 2만5천원

중공교육은 공무원 시험 외에도 공공기관, 공기업, 교사 시험에서도 1위 학원이며, 역시 무척 비싼 수업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리융신은 베이징 대학교에 10억 위안(약 1900여 억 원)을 기부하여 좋은 일에도 돈을 쓰고 있습니다. 10억 위안은 베이징대 개교 이래 최고 기부금액이라고 합니다.


중국 청년들만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이 아니죠. 한국도 조만간 상반기 소방공무원 시험을 시작으로 9급, 7급 시험들이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취업 빙하기 속에서 청춘을 갉아먹으면서 공부하는 우리 청년 여러분들께서도 모쪼록 원하는 결과 얻으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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