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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씨 아재의 이야기 바구니/다른 나라 이야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침공 이유와 종전을 위한 제언

by 공릉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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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빈씨 아재입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한 지도 3주가 지나 한 달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망자는 유엔 발표로는 780명 이상, 우크라이나 발표로는 마리우폴에서만 1,300명 이상, 총 3000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

옛 소련 시절, 소련을 지탱하던 2개의 기둥이었던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이유는 국력과 재래식 무기의 화력 차이, 병력수 등의 차이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1994년 겨울에 핵무기를 포기한 것도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아직도 핵 보유국이었다면 러시아가 침공 전에 협상 노력을 더 했겠지요.

 

우크라이나-전국-지도
우크라이나 전국 지도(출처 : 고창원의 복음 이야기)

 

부다페스트-협정-당사자들
부다페이스 협정 당사자들, 미국 클린턴, 러시아 옐친, 우크라이나 크라브추크(출처 : 위키피디아)

◆ 부다페스트 협정

 

1994년 당시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해체되면서 

  • 핵 탄두를 1,700 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보유한 핵강국이었으나,
  • 미국과 러시아, 영국과 함께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핵무기 포기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는
  • 핵 탄두를 모두 러시아에게 줘 버렸습니다. (핵 탄두는 폐기하는 것도 위험이 따르고, 돈도 많이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러시아에게 폐기를 맡긴 거죠.)
  • 그 반대급부로 우크라이나는 양해각서에 안전보장에 대한 약속을 받았지만,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양해각서는 휴지조각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러시아, 영국으로부터 받은 안전보장 약속은

  • "각서 참여 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을 보장하고,
  • 경제적/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않으며,
  • 우크라이나가 침공을 당하면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지원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각서에 서명을 한 당사자이자,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던 핵 탄두를 해체해 주겠다고 가져간 러시아가 뻔뻔하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협박까지 하고 있는 것이지요.

출처 : 알자지라 통신

◆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나?

그럼, 러시아는 양해각서까지 쓰고 했던 약속을 왜 지키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일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적대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협상을 요구한 러시아를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즉,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 조약기구(이하 '나토', NATO :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가입을 선언했고, 이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협상 요구를 묵살했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나토는 1949년에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중심이 되어 창설한 군사동맹체입니다. EU(European Union)는 서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이 자신들의 시장을 키우기 위해 순수하게 경제통합체에서 출발하여 일부 정치 통합을 이뤄가고 있는 반면, 나토 말 그래도 소련을 겨냥하여, 지금은 러시아를 겨냥하여 만든 초거대 군사 동맹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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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토의 탄생 배경

나토는 태생적으로 소련을 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소련

  • 승전국으로서 인근 동유럽 국가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공산당의 집권을 지원하며 세력을 확장하였습니다.
  • 소련은 동유럽 국가들(동독,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 등등)의 국민들이 스스로 서유럽에 대한 열등감과 적대감을 갖도록 여론을 조작하고,
  • 동유럽 국가들의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어 공산당이 집권할 수 있도록 돈을 대주며 외교 및 정보 조작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1948년에 2차 대전 승전국 4개국(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이 분할 지배하고 있던 패전국 독일에 대한 군정이 종료되자

  • 동독과 함께 소련군을 진입시켜 베를린을 봉쇄하고 베를린 점령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군사 행동은 독일을 다 먹겠다는 의도보다는 소련이 서방에서 군사 행동을 했을 때 미국과 서방 측이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대응하는 가를 떠 보려는 의도가 더 강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베를린 시민들을 위해 생필품 등을 군용 화물기로 실어 나르고, 당시 미국에 비해 군사력이 한참 떨어지던 소련이 확전을 바라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서 실패했지만,
  • 그 사이 소련은 유고슬라비아의 공산화를 마무리 짓는 등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턱 밑까지 공산당 정권을 확산시킵니다.

 

소련의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군사행동에 대해 소련을 제외한 2차 대전 승전국들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중심이 되어 12개 나라가 참여하여 만든 것이 나토입니다. 명시적으로 소련의 유럽 대륙 서진을 막겠다고 선언하고 만든 것입니다.

나토의-확장
나토의 확장(출처 : 나무 위키)

◆ 소련 해체 후 나토의 확장

소련이 1991년 말에 해체된 이후에도 나토는 소련의 핵심이었던 러시아를 겨냥하여 나토를 더욱 확대해 나가면서 러시아의 서유럽 진출을 완전히 막아설 수 있는 안전지대를 확보합니다.

 

동유럽 국가들의 나토 가입 확산

과거 소련의 영향력 하에 있던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소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공산당이 몰락하자 앞다퉈 EU(1993년까지는 EC ; European Community)와 나토 가입을 희망하여 현재까지 1999년에 폴란드, 체코, 헝가리가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4개 국가가 추가 가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소련이 유럽 대륙의 서진을 꾀해 왔다면, 이제는 반대로 나토가 유럽 대륙의 동진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젤린스키-출연-국민의 종-부패-정치인들에게-총-쏘는- 유명한-장면
젤린스키가 출연했던 "국민의 종"에서 부패 정치인들에게 총을 쏘는 유명한 장면(출처 : 네이트뉴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

이렇게 러시아에 대항하자고 똘똘 뭉쳐있는 군사동맹체에 우크라이나가 가입하겠다고 나선 행위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었을 겁니다. 특히나,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시절에는 거의 러시아와 한 몸과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러시아가, 푸틴이 느꼈을 배신감은 엄청났을 것이고, 우크라이나 젤린스키 대통령이 나서서 2월 하순에 자국 내에 사드와 MD(미사일 방어체계 ; Missile Defense Program) 배치까지 요구하기에 이르자 전쟁은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MD 시스템의 방어 미사일 발사대는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도 발사가 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면 러시아의 모스크바까지 5분이면 도착한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젤린스키 대통령은, 제 생각에 1994년의 부다페스트 양해각서가 지켜질 것이라고 과신하고 있었거나, 전쟁을 해서라도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과연 질 것이 뻔하고,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수없이 죽어나갈 것이 뻔한 전쟁을 미리 막지 않은 행위, 아니 막으려고 조차 하지 않은 행위가 정당한 것일까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협상 (출처 : 타스 통신)

이미 전쟁 전부터 많은 외교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는 "나토 가입을 철회한 후 일단 EU 가입만 먼저 신청하고, 영세 중립국을 선언하여 서방의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배치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줄기차게 냈지만, 젤린스키는 무슨 이유에서 인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부 우익 언론들과 외교 전문가들은 "푸틴이 원하는 것은 옛 소련의 부활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어떤 양보를 하더라도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친 러시아 정권을 세우기 전까지는 군사적 위협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내며 러시아의 침공은 어쩔 수 없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내용

하지만, 지금 전쟁 발발 한 달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양 국이 시도하고 있는 종전 협상의 내용을 보면 충분히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러시아의 요구사항은 "나토 가입 철회와 우크라이나의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 전환"입니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 전환이 무슨 의미인지는 이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서 별도의 포스팅을 올리겠습니다.)

이러한 러시아의 요구사항에 대해 일부 우익 언론들은 또, "전쟁 후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정세 불안을 유도하여 친 러시아 정권을 세우기 위한 푸틴의 기만 전술이다."라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만, 협상이라는 것이 상대를 어느 정도 믿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인데도 말이죠.

돈바스-지역
위의 사진에서의 돈바스 지역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츠크주를 모두 표시했으나, 실제로 친러시아 세력이 돈바스 전쟁을 통해 장악한 지역은 2개 주 전체보다 작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현재의 전황 상 우크라이나는 젤린스키도 인정했듯이 나토 가입은 이미 포기했기 때문에, 남은 문제는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이 되는 것과 가장 어려운 문제인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 포기, 2가지입니다. 이것도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우크라이나는 기존 친러 세력이 점령하고 있었던 돈바스 지역만 포기하는 것이 현재 러시아 군에게 점령당한 전체 돈바스 지역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만일 한 가지라도 우크라이나가 거부한다면 전쟁은 더 길어질 것이고, 러시아가 민간인 사망자수 증가에 따른 국내외 비난이 거세지면 전쟁을 질질 끌면서 국제 여론이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릴 것입니다. 또한, 해군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최대의 수출입항인 오뎃사항을 봉쇄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경제적으로 압박할 것입니다.

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

분명히 이 전쟁의 책임은 99% 러시아에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막지 못한 우크라이나 집권세력들도 1%의 책임은 있습니다. 부디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양 국의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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