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빈씨 아재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4주간 지속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망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양 측이 전쟁을 멈추기 위하여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4차 협상에서 15개 항의 평화협정 초안 마련에 의견 접근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16일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안되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에 일부 의견 조율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뭐, 원래 외교라는 것이 협정을 바라는 쪽은 협상이 잘 안 되고 있어도 진전이 있다고 발표하고, 급할 것이 없는 쪽에서는 반대로 협상 진전이 있어도 없다고 발표하는 법입니다.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이란 무엇이고, 스위스와는 무엇이 다른가?
러시아가 요구한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은 "자국의 안보를 스스로 지켜낼 만한 수준의 군을 갖지 않는 중립국"을 말합니다. 그 방법론과 함께 스위스의 중립국과는 무엇이 다른지 아래에서 다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1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초안
러시아가 부인하기는 했지만, 지난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데일리메일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이 15개항으로 구성된 평화협정 초안을 마련했으며 합의를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 해당 평화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금지와 외국 군사기지 유치 및 무기 배치 불가 등 러시아 요구안 일부를 수용하는 대신
- 러시아가 신속히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군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의하고 있는 평화협정 초안의 내용들 중 아마도 영국 매체들이 보도한 2가지 내용은 이미 양 측이 합의한 내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철회는 이미 우크라이나 젤린스키 대통령이 지난 8일 미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는 것을 이해한 뒤 이 문제에 대해 냉정해졌다”며 나토 가입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으며, 16일 유럽 군사 기구 JEF 지도자들과의 화상 연설에서도 “우리는 수년간 (나토 가입의) 문이 열려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나토에)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진실”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에 나토 가입 철회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외국 군사기지 유치 및 무기배치 불가, 역시 쉽게 합의가 가능한 사안입니다.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나토 가입국들(특히, 미국)에게 군사기지를 내줄 필요가 없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를 약속한다면 외국의 무기 배치도 필요 없습니다.
2 그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합의하지 못한 협상 주제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역시 영토 문제입니다.
친 러시아 계가 장악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을 분리 독립시켜 줄 것인가? 어느 나라든지 영토를 내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독립시켜 주면 돈바스 지역 친러 세력들은 과거에 크림반도 친러 세력들이 그렇게 했듯이 바로 주민 투표를 실시해서 러시아로 편입할 것이 뻔합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분리 독립시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알지만, 쉽게 합의해 주지 않으면서 반대급부를 최대한 받아낼 수 있는 지렛대로 삼고자 할 겁니다.
두 번째는 이 글의 주제인 우크라이나가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현실적으로 크게 걸림돌이 없는 결단의 문제인데, 우크라이나로서는 안보 주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스트리아 방식을 따라 영세중립국으로 전환 한다는 것은
▶"자국의 안보를 스스로 지켜낼 만한 수준의 군을 갖지 않는 중립국"이 되는 것이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국제 조약을 통한 중립국 지위 획득 후 우크라이나의 헌법과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중립국은 9개 국이 있습니다.
-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리히텐슈타인, 바티칸 시국, 코스타리카, 투르크메니스탄,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 이 중 오스트리아는 인구가 900만 명에 달하는 유럽의 잘 사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방위력을 갖지 못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아일랜드는 영연방에 속한 국가로 영국에 안보를 맡기고 있으므로 제외)
- 또한, 오스트리아는 역사적으로 소련의 주도하에 영세중립국을 선언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중립국 지위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영세중립국 지위 획득을 러시아가 주도해 나가겠다는 욕심을 함께 드러내고 있습니다.
> 오스트리아의 중립국 선언은 2차 대전의 아픈 역사의 산물입니다.
- 1차 대전의 패전국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현재의 오스트리아로 크게 쪼그라든 이 나라는 2차 대전 초기 독일에 점령당한 채 강제로 독일군에 편입되었다가,
- 독일의 패전 후 독일과 마찬가지로 2차 대전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 영국, 프랑스의 분할 지배를 받게 됩니다.
- 그 후 1948년 소련의 베를린 봉쇄를 경험한 미국, 영국, 프랑스 3국이 오스트리아를 독립시켜 나토에 가입시키려고 하자,
- 소련은 역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와의 베를린 회의(1954년)에서 "오스트리아가 중립국 선언을 하면 소련은 오스트리아에서 철군하겠다."라고 제안하여 오스트리아의 나토 가입을 방지하고 중립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오스트리아 내부 정세도 친소련 성향의 오스트리아 사회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의회의 영세중립국 결의안 역시 소련의 뜻대로 처리되었습니다.
- 이후 1955년 5월에 오스트리아와 4개 승전국은 '오스트리아 국가 조약(정식 명칭은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오스트리아 재건을 위한 국가 조약')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영세중립국 지위를 인정하였으며,
- 오스트리아는 1955년 10월에 연방 헌법을, 11월에 의회에서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영세중립국이 되기 위한 절차를 마무리지었습니다.
>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의 중립국 체제 비교
여담이지만, 유럽의 다른 중립국들인 스위스나 스웨덴, 핀란드는 많지 않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가장 강력한 예비군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이 나라들은 적은 상비군의 수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자주국방의 의지가 강하여 예비군의 훈련 체계가 우수하며, 무기의 현대화에 성공하여 국방력이 매우 우수한 나라들로 꼽힙니다.
스위스 |
스웨덴 |
오스트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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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 내용과 러시아가 요구한 오스트리아 방식의 중립국 전환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침공 이유와 종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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