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울진군과 강릉시에서 시작된 동해안 산불이 장장 9일, 213시간 동안이나 대한민국의 소중한 산림을 2만 523.24㏊ 태워버렸습니다. 특히 울진·삼척의 산불의 경우, 피해 면적이 1만 6,301.97ha나 돼서 단일 산불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진화 시간도 역대 가장 길었습니다.
산불이 발생한 후, 우리나라의 국민들과 기업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품과 성금을 모아서 구호단체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느끼기에 울진 등지의 이재민들이 모두 힘들게 생활하시면서 고향을 지켜주시는 부모님들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울진 지역 산불 구호품은 5월 초순까지 이재민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고, 식료품과 일부 생활용품들은 울진 군청의 늦장 행정으로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기도 했습니다.
구호물품 중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는 물량도 많아
울진지역 산불 구호품 중 유통기한이 초과하여 폐기 처분된 식료품은 '우유와 라면'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쌀은 임시 창고에 방치되면서 쥐가 갉아먹어버려서 부득이하게 폐기 처분을 해야 하는 물량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이밖에 물비누 등의 유통기한이 있는 생활용품들도 60 상자나 폐기 처분되었습니다.
이러한 울진군청의 늦장 행정에 화가 난 이재민들이 울진군청에 항의를 하고 나서야 울진군은 지난달, 5월 초순부터 산불 구호품을 이재민들에게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울진 산불 구호품들 대부분 임시 창고에 방치
울진 지역 산불 이재민들의 항의로 울진군청은 5월 10일이 되어서야 이재민들에게 의류를 배분하겠다고 창고로 쓰고 있던 체육관으로 이재민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산불이 처음 발생했던 3월 초순이면 강원도 산골에서는 아직 겨울이 다 지나가지 않은 추운 시기입니다. 산불에 휩싸인 집에서 변변한 옷가지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이재민들은 컨테이너를 개조하여 만든 임시 숙소에서 추운 늦겨울을 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울진군에서 지급한 옷가지는 티셔츠 2개, 얇은 패딩 점퍼 1개, 그리고 속옷과 양말뿐이었습니다. 이밖에 필요한 옷들은 전부 이재민들이 자기 돈으로 사서 입었습니다.
5월 중순이면 이미 가지고 있는 얇은 패딩 점퍼만으로도 충분한 시기인데, 울진군청은 그제서야 겨울 옷들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제대로 이재민들에게 전해지지 못한 물품들은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이재민들은 제대로 된 정수시스템이 없는 임시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자비로 생수를 사서 마셨지만, 구호물품 창고에는 엄청난 양의 생수가 방치되어 있었고, 임시 숙소에는 없는 가전제품들도 창고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
장도영 이재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유통기한이 있는 식료품은 빨리 이재민들에게 나눠줬으면 고맙게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재민들은 구호 물품 의류들은 처음 봤다. 있는지도 몰랐다. 결국 일부 구호품들은 군청에서 포장만 해 놓으면 우리가 직접 배달하겠다고 결론을 냈다. 그리고, 군청은 구호품 들어온 내역서를 다 밝혀야 한다. 이렇게 쌓아놓기만 하면… 우리가 (이재민들한테) 돌리면 하루면 다 끝난다."라고 얘기하면서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뉴스타파와 KBS 뉴스의 연이은 취재에 울진군청 복지정책과는 뉴스타파와의 전화 통화에서, "임시주택이나 다른 급한 것들을 먼저 처리하느라고 구호 물품 배분이 늦어졌다. 복지정책과 15명이 근무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당장 급한 것, 먹는 것들 이런 걸 위주로 보내드렸다. 구호 물품들은 우리 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인데, 처리하는데 몇 달을 간다"라며 "어떤 데는 (배부하는 데) 6개월까지 갔다"라고 옹색한 변명만 늘어놓았습니다.
울진군청은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피해 이재민들을 돌보는 일을 복지정책과에만 떠넘기고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울진군청에 적극적인 이재민 지원 태세로의 전환을 촉구하면서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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