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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씨 아재의 이야기 바구니/다른 나라 이야기

미국의 중국 하이크비전 제재가 중국 AI 기업들 제재로 이어질까

by 공릉 2024.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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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하이크비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를 접한 지 4주째가 되어 가는데 제재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로 제 생각에 미국 정부는 미국이 하이크비전을 제재하면 중국이 다시 보복 제재를 할 것인데, 그 보복이 혹시나 원자재나 희토류 수출 금지 등의 조치라면 가뜩이나 불안한 미국 경제를 자극해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기에 신중하게 제재 후폭풍을 검토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의 추가 제제가 확정되면 포스팅을 올리려고 했는데, 기다리다 지쳐 그냥 올리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하이크비전 추가 제재 이유

하이크비전
하이크비전 ( 출처 :로이터 )

 

미국은 이미 하이크비전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미국 내 수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SDN(Specially Designated Nationals)이라고, 회사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이나 대주주, 핵심 직원들, 핵심 거래처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 금전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하이크비전을 추가 제재하려는 이유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 소수민족의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영상카메라 등의 장비를 중국 당국에 공급해 인권탄압에 동조했다는 혐의를 적용해서라고 합니다.

 

SDN 제재는 화웨이에게도 적용하지 않은, 미국이 개별 기업에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입니다. 물론, 화웨이는 네트워크 제품에 대한 수출입뿐만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모든 부품의 수출입까지 제한했기 때문에 충분히 제재의 효과를 발휘해서 SDN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만, CCTV 기술은 기술 난도가 낮기 때문에 확실하게 제재를 하기 위해서는 SDN 제재가 꼭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

 

하이크비전은 전 세계 180여 개국에 CCTV를 수출하는 CCTV 전 세계 1위 기업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2위 기업도 중국의 다후아테크놀로지입니다. 카페아재가 이 두 회사를 싫어하는 이유는 두 회사 모두 전 세계 고객사들의 CCTV 데이터를 빼돌려서 중국 정부가 주도한 안면인식 기술 연구에 갖다 받친 기업들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혹은 외국에서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공공연하게 퍼져있는 얘기이고, 중국 공산당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CCTV 공포증은 옆에서 지켜보면 상당히 안쓰러울 정도로 심합니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

2016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대회 박람회장에서 관람객들의 얼굴인식 기술 체험 ( 출처 : 중앙일보 )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은 이미 2018년에 미국에서 개최한 안면인식 알고리즘 대회에서 중국 기업들이 1등에서 5등까지 모두 휩쓸었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중국은 실제로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명절 때 상하이 홍차오 기차역에 모여 있는 3만여 명의 귀성객 한 명을 사진 한 장을 인식시켜 10초 이내에 찾을 수 있다는 홍보 자료를 낸 적도 있었고, 지금은 전 중국인과 중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안면 정보를 수집 완료하여 기차를 탈 때 사람이 검표를 하지 않고 안면 인식 시스템으로 검표 자동화를 시켜놓았습니다.

 

일부 중국인들이 CCTV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중국정부가 실내에 설치하고 있는 고화질의 CCTV에 찍힌 중국인들의 입 모양으로 대화 내용을 감청하는 AI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 내 모든 대학교들에 최근 몇 년간 CCTV가 대량 설치되었는데, 모두 반정부 성향의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CCTV 추가 설치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2억 개의 CCTV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2021년 4억 개까지 추가했다고 하고, 2022년에도 계속 추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안면인식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하면 중국 화상인식 AI 4마리의 용이라고 불리는 "센스타임, 윈충커지, 이투커지, 메그비"가 있는데, 이 스타트업들의 뒤에는 중국 정부가 버티고 있고, 이들에게 전 세계에서 훔친 안면인식 데이터를 넘겨주는 것이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라고 중국 내에서도 깨어있는 중국인들이 콕 집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센스타임, 윈충커지, 이투커지, 메그비 로고

 

이 중 메그비는 CCTV 영상 속 인물의 안면을 인식해 내는데 0.003초, 1080P 화질의 사진에서는 0.1초 밖에 걸리지 않으며, 인종에 상관없이 0.2초 만에 미리 인식해 놓은 DB에서 해당 인물을 매칭해 내는 놀라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작년에 홍콩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이투 커지도 메그비 못지않습니다. 이투 커지는 CCTV 도로 영상에서 사람과 자동차를 분리해서 동시에 인식하는 화상인식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중국 주요 도시들의 공안국의 CCTV 화상인식 시스템을 수주하여 수배범들을 총 5천 명 넘게 검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센스타임은 모바일 기기 안면인식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윈충커지는 은행 ATM 기기를 비롯한 금융권 안면인식 기술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이크비전 다음은 안면인식 AI 스타트업들 차례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하이크비전을 SDN 리스트에 올려 제재를 가하면 중국이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해 보복을 할 것이며, 미국의 다음 반격은 같은 CCTV 제조사인 다후아테크놀로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미국은 다후아테크놀로지는 당연히 추가 제재 대상에 올릴 것이고, 이 밖에 iFLYTEK(음성인식 AI 기업)와 센스타임, 이투커지, 메그비 그리고 DJI(전 세계 드론 1위 제조사)까지 신장 탄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거나 기술을 제공했던 스타트업 기업들을 모두 SDN 리스트에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적인 미국 언론들의 논조는 하이크비전을 제재한다면 그다음 수순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로 읽힙니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알면 알수록 무서우면서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개인 정보에 대한 보호보다는 국가의 통제가 우선이고, 개인의 동의 없이 안면 데이터를 수집하여 중국 정부가 지배하는 기업을 키우는데 이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용납이 안됩니다. 특히, 그 데이터들이 중국 국내에서 수집한 것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카페아재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미국이 이번 기회에 꼭 하이크비전뿐만 아니라 안면인식 AI 기업들까지 추가 제재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중국 정부는 훔친 기술을 이용하여, 훔친 데이터를 이용하여 미래 기술을 선점하려고 하는 양아치 기질을 버려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22년 5월 29일 작성했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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