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고, 종전을 위한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전 세계인들은 전쟁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 아닌가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러시아군이 시시때때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군 고위층의 발언을 언론에 흘리면서 이러다가 정말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어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핵무기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돈바스 지역과 마리우폴 항구를 되찾는다면 전황은 급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예전에 우크라이나 영토였다가 2014년 러시아의 참전으로 러시아계 분리주의자들에게 빼앗긴 크림반도까지 회복을 시도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크림반도는 크림 공화국 선포 후 바로 주민 투표를 실시하여 96.77%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미 러시아의 영토로 귀속되었습니다.
때문에, 물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되찾을 가능성은 낮지만,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과 마리우폴을 회복한 후 크림반도를 공격하는 상황이 온다면 러시아의 핵 공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전 세계인들은 러시아가 싫고 전쟁에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핵전쟁이 나길 원치 않기 때문에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나 누구도 응원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지구상에는 핵무기가 도대체 몇 개나 있을까?
우리들은 뉴스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러시아가 지구상의 최다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우선, 이 지구상에는 핵무기가 도대체 몇 개나 있을까요?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2016년에는 각각 7천 개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해서 8개 핵보유국이 15,000개가 조금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위 사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되면서 미소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과 러시아 양 국의 핵무기 보유 수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START(2018년 갱신 후 New START) 협정"(정식 명칭 : Measures for the Further Reduction and Limitation of Strategic Offensive Arms)을 맺고 매우 성실하게 감축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Worldpopulationreview라는 시민 단체가 집계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1년에는 13,000여 개의 핵탄두를 9개 핵보유국이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수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새로 추가되었고, 중국이 핵무기를 많이 늘리고 있습니다.
Which Countries Have Nuclear Weapons?
1. Russia — 6,257 (1,458 active, 3039 available, 1,760 retired)
2. United States — 5,550 (1,389 active, 2,361 available, 1,800 retired)
3. China — 350 available (actively expanding nuclear arsenal)
4. France — 290 available
5. United Kingdom — 225 available
6. Pakistan — 165 available
7. India — 156 available
8. Israel — 90 available
9. North Korea — 40-50 available (estimated)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이유는 자국의 안전과 핵무기 기술 발전 때문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수량을 감축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양 국이 핵무기 수량을 감축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노후한 핵탄두들은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으며, 한 번 사고가 나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자국에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이 2011년 3월 폭발하여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사능 오염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생각해 보면, 자국 내에서 핵무기가 터진다는 것은 말 그대로 지옥과도 같은 상황일 겁니다.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는 노후한 핵탄두들을 제거하면서 작지만, 더 다루기 쉽고, 초현대식 안전장치가 붙어 있는 신형 핵탄두들을 개발하여 대체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지구를 멸망시키려면 3000개 정도의 핵탄두가 필요하다고 통상적으로 얘기해 왔지만, 이제는 핵탄두의 두 당 성능이 향상되어 1500개 정도의 핵탄두만 있어도 지구상의 동식물을 절멸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따져 보면 핵무기 숫자가 줄었다고 해서 핵 위협이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 군사력
미국 FAS(미국과학자연맹)에서 2022년 2월 25일 발표한 러시아 핵무기 현황 자료
미국 FAS는 러시아 핵무기 보유 현황에 대해 매년 자료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너무 수량이 적게 나온다고 의심을 하지만, 거의 모든 언론에서 FAS 자료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핵전력을 얘기하고 있을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위에 있는 조선일보의 2016년 핵보유국 사진 자료도 FAS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러시아 핵무기 전력에 대한 총괄표를 보시죠.
주) ICBM :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Mobile은 이동식 발사대, Silo는 고정식 발사대
360기의 ICBM이 있으며, 총 1,186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음
SLBM :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s 소계 10/160 (전략핵잠수함이 10대 / 발사 가능한 SLBM 발사대가 160개)
ABM : 탄도탄요격미사일(Anti-Ballistic Missile)
- 참고 : 핵무기 관련 추가 군사 용어 -
ALCM :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ASM : 공대지 미사일, ASW : 대잠 무기, DB : 깊이 폭탄; GLCM : 지상 발사 순항 미사일, LACM : LandAttack 순항 미사일, MIRV : 독립적으로 표적이 가능한 다중 재진입 차량 이동발사대, SAM : 지대공 미사일, SLCM : 해상 발사 순항 미사일, SRAM : 단거리 공격 미사일, SSM : 지대지 미사일
- 러시아는 위의 총괄표에서 볼 수 있듯이 2022년 2월 기준으로 총 5,977개의 핵무기가 있고, 이중 실전에 사용 가능한 핵무기는 4,477개가 있습니다.
- 4,477개 핵무기 중 가장 대표적인 공격 무기인 ICBM이 1,185개, SLBM이 800개(전략핵잠수함 10대), 기타 핵폭탄 등이 580개가 있습니다. 이 무기들은 전략핵공격무기라고 하는데 합해서 2,565개나 됩니다.
- 기타 전술 핵무기 및 방어용 핵무기는 총 1,912개가 있습니다.
앞서 약 1,500개의 핵무기가 있으면 지구상의 동식물을 절멸시킬 수 있다고 했으니, 러시아는 지구를 3번 멸망시킬 수 있을 만큼의 핵무기를 현재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핵무기 현대화 현황과 표면적인 이유
- 러시아는 이미 핵무기의 현대화 작업을 거의 끝낸 상황입니다. 2021년 12월,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의 핵무기와 관련 장비의 현대화율이 89.1%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러시아는 이러한 핵무기 현대화 추진에 대해 미국과 나토(NATO)의 유럽 대륙 동진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특히, 나토가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기지를 세우자, 러시아는 푸틴이 직접 나서 2021년 연말 "미국이 미사일 방어(MD) 기지를 러시아 인근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우려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러시아가 자국 인근에 미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에 크게 반발하는 것은, MD 핵심 장비인 MK41 발사대 때문입니다. 미국의 이지스함 무기 체계를 육상용으로 전환, 이동성과 정확성이 매우 높은 MK 발사대는 미사일 요격용 스탠더드(SM)-3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이 발사대는 유사시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에 핵탄두를 달아서 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작년부터 우크라이나의 젤린스키 대통령이 나토에 가입하겠다, 미국의 MD 기지를 세워달라고 나대는 바람에 러시아의 미움을 크게 샀고, 지금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젤린스키는 그렇지 않아도 돈바스 지역을 가져오고 싶어 하던 러시아를 도발하여 전쟁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러시아가 말하는 핵무기 사용 전략
러시아 국방부는 2018년, “러시아군은 핵무기를 억제 수단으로만 간주한다."라고 발표하면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4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1. 러시아 연방 또는 그 동맹국의 영토를 공격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믿을 수 있는 정보 수신
2. 러시아 연방 또는 그 동맹국에 대해 적이 핵무기 또는 기타 유형의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
3. 러시아 연방의 국내외 군사 기지에 대한 적의 공격
4. 러시아 연방이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을 틈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여 러시아 연방을 공격
한 마디로 먼저 공격을 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선제공격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만, 미국 국방부 및 군 수뇌부는 이러한 러시아의 전략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비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의 신형 핵무기 소개(잘 모르지만, 그냥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음, 솔직히 저도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핵무기가 어떤 건지,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릅니다. 그냥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발견한 러시아의 ICBM들과 핵 드론 어뢰 등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립니다.
토플 M 야르스(RS-24, 나토명 SS-27 Mod2)
지난 1994년 첫 시험 이후 실전 배치된 토폴-M은 현재 러시아의 주력 ICBM으로 3단계 고체연료 가동 ICBM이고. 이동식 발사대를 통해 발사가 가능하며, 사거리는 1만 1천㎞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르스는 실전 배치 초기에는 800kt의 핵탄두 한 발을 기본 장착하는 사일로 고정식 ICBM이었으나, 현재는 4∼6발의 다탄두를 탑재한 이동형으로 개량되었으며, 적의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착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망을 뚫을 수 있는 효과적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르맛(RS-28, 나토명 SS-X-30 사탄)
사르맛은 발사 총중량이 200톤이 넘는 초대형 ICBM으로 액체 연료 로켓 추진체를 사용하며, 탄두부에는 최대 15개의 일반 핵탄두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교란할 때 쓰는 24개의 활공식 초고음속 탄두 24개를 탑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루베즈(RS-26, 나토명 SS-X-31 또는 SS-X29B)
루베즈는 마하 20(초속 6.5km) 속도의 순항미사일로 사거리는 6,000km로 추정됩니다. 푸틴이 미국의 MD 체계를 완벽하게 회피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던 미사일로, 한국에도 배치된 ‘사드(THAAD, 전역 고고도 방어 체계)’의 요격 속도가 마하 7~8이고, 이지스 함에 장착한 SM-3이 마하 8인데 비해 2배 이상 빠르게 날아가며 회피 기동을 하기 때문에 요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핵추진 핵탄두 장착 수중 드론 ‘스테이터스 6’
러시아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스테이터스 6’는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해 수십 년 동안 바닷속에서 작전을 지속할 수 있으며, 100메가톤 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적의 항만 또는 대도시 인근에 침투해 자폭하게 돼 있는 ‘핵추진 대륙 간 핵어뢰’라고 합니다. 처음 2015년 러시아에서 이 수중 드론의 존재를 밝혔을 때, 미국 정부에서는 황당한 얘기라고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킨잘(공대지 순항 미사일)
킨잘은 2,000km 이상의 사거리에도 불구하고 타격 목표 인근에 도달한 뒤에 마하 8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재 가속하게 돼 있어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면서도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유도 미사일이라고 합니다.
어휴, 내용이 너무 길어서 힘이 드네요.
이번 포스팅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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