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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씨 아재의 이야기 바구니/다른 나라 이야기

미국의 의회제도, 상원과 하원 이해하기

by vinssy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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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회는 한국 의회와는 다르게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 양원제(bicameralism)를 채택하고 있다. 양원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의회 형태이기 때문에 특별할 것은 없지만, 유럽 국가들의 상원이 주로 간선제를 통해 선출되어 제한된 입법권과 중앙정부 견제 역할을 특징으로 하는 것에 비해, 미국의 상원은 직선제로 선출되며 하원과 동일한 입법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원에서 통과시킨 법률에 대해 거부권까지 가지고 있어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의회 제도, 상원과 하원 이해하기


미국은 건국 초기에 의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 인구가 많은 공업 지대인 북부인구는 적지만 농업과 축산업 등이 발달한 남부의 의견이 맞서면서 의회제도에 대해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북부는 합중국의 의회가 합중국 국민 다수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남부는 합중국(United States)은 연방 국가이니만큼 각 주의 대표들로 구성된 의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북부와 남부의 이해관계가 충돌했던 미국의 의회제도는 1787년이 되어서야 대타협을 이뤄냈다. "대타협(the Great Compromise)"은 미합중국의 필라델피아 헌법회의에서 코네티컷주 소속 로저 셔먼의 중재로 만들어진 헌법 개정안에 미국의 모든 주가 합의한 사건을 지칭하며, 코네티컷 타협(Conneticut Compromise)이라고도 부른다. 미국은 대타협을 통해 지금의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 의회제도를 확립한 것이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북부와 상원에서 과반수를 점한 남부는 여러 안건에서 충돌했으며, 결국 노예제도와 관련한 첨예한 대립이 남북전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의 상원과 하원 비교

미국의-의사당
미국의 의사당 (출처 : 브리태니카)

미국 의회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아래와 같이 약술할 수 있다.

"미국은 독립 국가인 각 주들이 결합한 합중국, 연방 국가이다. 따라서 의회는 국민들의 대다수가 원하고 대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법률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각 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리면 안 된다."

즉, 하원은 인구 비례로 선출하여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유리한 법률이나 정책을 만들지만, 상원은 각 주에서 선출된 대표자들이 모여 자신이 선출된 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상원과 하원 비교표

구분 하원 상원
의원 수 435명(인구비례로 선출) 100명 (50개 주에서 주당 2명씩 선출)
임기 2년 6년
선거 대선과 함께, 대통령 임기 중 중간선거에서 전원 다시 선출  2년마다 1/3씩 선출
권한 법률 제정, 상원의 법률 거부권을 2/3 의결로 무시 가능 법률 제정, 하원에서 만든 법률 거부 가능
의장 하원의장이 미국 의회 의장이며, 대통령 유고시 국가수반 대행 서열 2위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임하며 상원 투표에서 가부동수일 경우, 캐스팅보트 실행
피선거권 시민권 취득 후 7년 이상 경과, 25세 이상 시민권 취득 후 9년 이상 경과, 30세 이상, 해당 주에 거주할 것
다수당 권한 각종 위원회(상임, 특별) 독식 각종 위원회(상임, 특별) 독식
법률 발의 25명 한도내에서 공동 발의 인원 제한 없이 공동 발의
대표성 합중국 국민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자 각 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자
독점적인 권한 세입 법안과 세출 법안의 발의, 연방 공무원 탄핵 소추,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대통령을 선출 조약 비준과 해외 미군 파병 동의, 대통령의 고위직 임명에 대한 승인, 연방 공무원 탄핵 심판,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부통령을 선출

미국의 중간 선거

미국은 4년 임기의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2년 후에 중간선거를 실시한다. 중간선거는 매 짝수년에 치러지는데, 연방 하원의원 전부6년 임기의 상원의원 1/3을 다시 선출하게 된다. 또한, 중간선거일은 선거법에 짝수해의 11월, 첫 번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로 정해져 있어 이번 중간선거는 11월 8일에 실시한다. (11월 1일이 첫 번째 화요일이지만, 첫 번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은 11월 8일이다.) 

 

중간 선거는 4년 임기인 대통령 임기 딱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 예를 들어, 2018년 중간 선거는 큰 변화가 나타났던 선거였는데, 18세~29세의 미국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여 젊은 층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선거였다. 2018년 이전 미국의 젊은 층들의 투표율은 불과 20%에 불과했지만, 2018년 중간 선거에서는 약 35%가 투표에 참가하여 트럼프 정권의 반 의료보험, 반 이민, 반 총기규제 정책에 젊은이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선거의 효용성을 체감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 중간선거가 아닌 대통령 선거와 같이 실시하는 상원의원 선거는 뭐라고 부를까? 답은 그냥 상원의원 선거이다. 대통령 선거가 그냥 대통령 선거인 것과 같이.


미국의 하원

미국-하원-로고
미국 하원 로고

미국의 하원은 미국의 선거구법에 따라 미국 인구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각 주에 할당된 하원의원 선거구에서 1명을 선출한다. 따라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53명의 하원의원이 있지만, 알래스카, 델라웨어,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버몬트, 와이오밍 등 7개 주는 하원의원이 한 명뿐이다. 

 

또한, 미국 하원에는 투표권이 없는 의원이 있는데, 이들은 헌법상 미국의 영토에는 포함되지만 독립 주가 아닌 특별행정구와 자치령을 대표하는 의원들이다. 미국의 수도인 컬럼비아 특별구(약칭, 워싱턴 DC)와 푸에르토리코, 괌,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북 마리아나 제도, 미국령 사모아 등은 주가 아니기 때문에 상원의원 선출 권한이 없고, 하원에서도 투표권을 받지 못한다. 때문에 워싱턴 DC는 지난 2020년에 미국의 51번째 주로의 승격을 추진했으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승격에 실패했다. 워싱턴 DC는 친 민주당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공화당 입장에서 굳이 승격에 찬성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가끔씩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도 동일한 이유에서이다.

 

2022년 현재 미국의 하원은 전체 435석 중 민주당이 221석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하원-의원-분포
미국 하원 의석분포 (출처 : 위키백과)

 

미국의 하원은 입법기관으로서 상원과 거의 동일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예산안에 대한 전권, 연방 공무원 탄핵 소추,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원은 임기가 2년에 불과한 데다가 비교적 작은 선거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하원의원들이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에 매몰되는 경향을 보이고, 435명이나 되는 하원의원들이 이념, 당파, 인종, 성별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이해관계를 달리하기 때문에 하원 스스로 정치적인 이해관계 조정에 큰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의 진보적인 정치학자들로부터 하원 스스로가 입법 주도권을 상원에 넘겨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하원의장미국 의회의 전체 의장이면서 미국의 권력서열 3위(대통령과 부통령 유고시 국가수반의 자리 승계)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상임위원회 임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당권을 장악, 행사하기 때문에 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 대통령과 행정부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트럼프의 연설문을 찢어버리는 낸시 팰로시

현재 미국의 하원의장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인 낸시 팰로시 의원이다. 팰로시 의장은 2020년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하원 국정연설이 끝난 후 트럼프의 연설문을 찢어 버리는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연설문을 찢은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진실을 갈기갈기 찢었다. 그래서 나도 그의 연설 원고를 찢어버렸다."라고 언급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80세가 넘은 고령이라, 올해 중간 선거 이후 하원의장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하다.


미국의 상원

미국의 상원은 50개의 주에서 각각 2명씩 선출된 100명의 상원의원으로 구성된다. 2020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와이오밍의 약 70배에 달하지만, 캘리포니아와 와이오밍은 동일하게 2명의 상원의원을 뽑아서 상원에 보낸다.

미국-상원-로고
미국의 상원 로고

상원은 하원과 동등한 입법권을 가지며, 예산안과 관련한 권한을 하원이 독점하는 대신, 조약 비준과 해외 미군 파병 동의, 대통령의 고위직 임명에 대한 승인, 연방 공무원 탄핵 심판 등의 권한을 독점한다. 또한, 상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부통령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즉, 미국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과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게 되어 있으므로, 과반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하원에서 대통령을, 상원에서 부통령을 선출하는데 서로 다른 당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이 나올 수도 있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향후 미국 정당 정치 지도가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급격히 바뀌지 않는 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원을 통과한 모든 법안은 반드시 상원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원에서 만든 모든 법안을 심의하고 거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원이 상원의 거부권을 무시하고 법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하원의원 2/3의 재결이 필요하다.

때문에 양 원에서 특정 법안에 대해 의견이 크게 갈릴 경우, 양 원은 협의위원회(Conference Committee)를 구성하여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며, 협의위원회는 개별 법안이 양 원 단일안으로 도출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협의위원회는 일반적으로 6:4 정도의 비율로 상원의 안을 많이 수용하는 편이며, 일반적으로 협의위원회를 통해 조정된 안은 양 원으로 다시 보내져 찬반 표결을 수행하게 되고, 협의위원회의 조정이 이뤄지지 못한 법안은 보통 폐기된다. 

이처럼 미국의 상원은 항상 하원을 정치적, 이념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원의 막강한 권한에 대해 미국 내의 일부 정치학자들조차 국민 대다수의 민의가 반영된 법안을 인구수가 적은 주들이 연대하여 자신들의 이익에 배치된다고 거부하는 제도가 과연 민주주의 원칙에 합당한 것이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정치학자들은 상원의원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만큼, 선출된 국민의 대표가 그들의 선거구가 있는 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상원-구성
미국 상원의 의석 분포 (출처 : 위키백과)

2022년 현재 미국의 상원은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 무소속 2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무소속 2명이 민주당보다 더 좌파에 가깝기 때문에 통상 50 대 50으로 표현한다. 무소속 중 한 명은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길 뻔했던 버니 샌더스(버몬트주)이다.

 

대통령 선거 승리 후, 해리스와 바이든. 맨 오른쪽이 취임식 참석 예정인 세컨드 젠틀맨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겸임하므로, 현재의 상원의장은 카멀라 데비 해리스 부통령이다.

상원의장의 유일한 권한은 상원의 특정 의결 사안에 대해 가부동수(50 대 50) 일 경우,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포스팅에서 미국의 의회제도를 살펴보면서 한 가지 빼먹은 내용은 "예비선거제도"에 관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예비선거제도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를 결정짓기 위한 당내 선거(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인데, 보통 6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주별로 비슷한 듯한데 조금씩 달라서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필자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한 학기 동안 들었던 미국정치학에서 예비선거제도 때문에 A+를 놓쳤다. ㅠ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미국의 예비선거제도에 대해 포스팅하는 것으로 하고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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