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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씨 아재의 이야기 바구니/IT 이야기

자율주행 전기트럭이 로보택시보다 먼저 뜰까?

by vinssy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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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구글은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을 선언하면서 늦어도 10년 내에 완전 자동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며, 자율주행 기술 덕분에 전 세계는 교통사고 발생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교통사고에 수반하는 사회적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선언 이후 장거리를 운행해야 하는 버스나 화물 운송 트럭의 경우, 사람이 운전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졸음운전, 집중력 저하에 의한 사고 등을 줄일 수 있어 전체 교통사고의 30% 이상을 줄일 수 있고,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필수 기술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으며, 모든 국가들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 기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완전 자동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은 예상보다 쉽게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다. 특히, 2021년 8월 자율주행 보조기능, 오토파일럿을 켠 채 달리던 테슬라 모델 3 전기차가 플로리다 고속도로에서 갓길에 정차해 있던 경찰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Level 3 자율주행차의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구글의 웨이모 역시 일반 운전자 지원 시스템으로서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중단하고, 숙련된 직업 운전자가 모니터링하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하면서 Level 4 이상의 완전 자동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승용차에 적용되어 상용화될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웨이모-로보택시
구글 웨이모 로보택시 (출처 : 웨이모)

구글 웨이모는 미국에서 약 800대가량의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최초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올 3월 시작했다. 하지만, 10년의 연구 개발 끝에 단 100대의 유료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성공한 사업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특히, 자동차 가격을 빼고 자율주행 장비들 가격만 대당 2억 원씩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구글 웨이모는 한 때 평가 총액이 1,500억 달러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300억 달러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자율주행 전기트럭이 로보택시보다 먼저 뜰까?

자율주행차 Level 1 ~ Level 5 구분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사를 읽다 보면 Level 2, Level 3, Level 4 구분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의 자동화 단계를 구분하는 것으로, 2014년에 미국도로교통안전청(NHTSA)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별도로 발표를 했었는데, 두 기구의 구분이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아 통상 미국자동차공학회의 6단계를 적용하여 자율주행 기술 단계를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단계 구분이 아주 중요하다기보다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해서 알고 있으면 편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단계 구분 Level 0 Level 1 Level 2 Level 3 Level 4 Level 5
사용성 구분 운전자 보조 기능 자율주행 기능
명칭 No Automation Driver
Assistance
Partial 
Automation
Conditional 
Automation
High 
Automation
Full Automation
자동화 내용 없음 운전시 핸들 조향, 속도 제어 등 1가지 자동화 기능 지원 운전 시 2가지 이상의 자동화 기능 동시 지원 AI에 의한 제한적인 자율주행, 유사시 운전자 개입 필수 특정 구간의 도로환경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 가능 자동차 운행 전 구간에서 운전자 없이 운행
자율운행 구간 해당 없음 특정 구간 특정 구간 특정 구간 특정 구간 전 구간(항시)
운전자 책임 모든 운전 상황에 모든 책임 모든 운전 상황에 모든 책임 모든 운전 상황에 모든 책임 위급 상황 발생 시 회피 책임 모니터링에 대해 일부 책임 운전자가 아닌
제조사 책임
예시 사각지대 경고 차선유지 또는
크루즈 기능
차선유지와 크루즈 동시 지원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
제한된 지역의 로보택시,
원격 모니터링 전기트럭
운전자, 모니터링이 없는 전기트럭

자율주행-단계

 

자율주행차의 구성과 기술 요소

자율주행차의 구성 요소

자율주행차-구성요소
자율주행차 구성 요소 (출처 : 산업자원부)

자율주행 기술의 구성 요소와 기술 요소들을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므로 간단한 설명과 사진으로 대체하겠다.

 

자율주행차 기술 요소 

구성기술 내용
환경인식 -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 등의 인식 센서 사용
- 정적장애물(가로등, 전봇대 ), 동적장애물(차량, 보행자 ), 도로표식(차선, 정지선, 횡단보도 ), 신호 등을 인식
위치인식 맵핑 - GPS/INS/Encorder, 기타 맵핑을 위한 센서 사용
- 자동차의 절대/상대 위치 추정
판단 - 목적지까지의 경로 장애물 회피 경로 계획
- 차선유지, 차선변경, 좌우회전, 추월, 유턴, 급정지, 주정차 주행 상황별 행동 판단
제어 - 운전자가 지정한 경로대로 주행하기 위해 조향, 속도변경, 기어 액추에이터 제어
인터렉션(HCI) - 인간자동차인터페이스(HVI)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 정보를 제공, 운전자의 명령을 입력
- V2X(Vehicle to Everthing) 통신을 통하여 인프라 주변차량과 주행정보 교환

 

자율주행차 운행 개념도

자율주행차-운행-개념도
자율주행차 운행 개념도 (출처 :  ICT 표준화전략맵 Ver. 2019 디바이스 자율주행차, TTA, 2018)


자율주행 전기트럭 소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시급한 분야가 각 국의 물류 시스템 정상화이다. 특히,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로 인해 항만 노동자들과 트럭 운전사들이 지금 당장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직을 하거나,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하여 실업 급여를 받으며 복귀를 미루고 있기 때문에 물류 시스템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트럭 운전기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전 세계 정부들과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자율주행 전기트럭에 관심을 두고 있다.
물류 조사업체 트랜스포트 인텔리전스(Transport Intelligence)에 따르면 유럽에서만 약 15만 명의 트럭 운전자가 부족한 상태이고, 미국트럭운송협회는 2026년까지 미국에서 약 18만 명의 트럭 운전자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더 큰 문제는 젊은 층이 낮은 임금과 살인적인 운전 시간 등을 이유로 트럭 운전자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트럭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매년 올라가고 있는 반면, 신규 채용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일부 유럽 국가들은 보행자와 자동차가 섞여서 움직이는 시내 구간이 아닌, 고속도로와 특정 물류 거점 지역의 화물 운송을 전담할 수 있는 Level 4 자율주행 트럭의 운행을 허가할 것인지를 두고 장고를 하고 있는데, 트럭 화물 운송업의 급격한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 화물 운송 노조들이 동의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로 고속도로와 항만 창고 지역, 공장 지역 간의 정해진 특정 구간만을 오가는 자율주행 전기트럭의 도입은 트럭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을 함께 줄일 수 있는 옵션이기 때문에 한 개 국가가 먼저 도입을 선언하면 눈치를 보고 있던 다른 국가들이 따라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화물 운송 자율주행 전기트럭은 다른 어떤 자율주행차 분야보다 빠르게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트럭 화물 운송 시장은 연 8천만~9천만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2017년 발표한 자율주행 전기트럭 세미가 아직도 제대로 된 테스트 결과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고, 제2의 테슬라라고 각광받던 니콜라의 수소전지 트럭이 사기로 드러나면서 자율주행 전기트럭 시장은 무주공산으로 남아있다. 

 

아인라이드 팟(Einride Pod)

아인라이드 팟

아인라이드 팟은 스웨덴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기업인 아인라이드가 만든 29톤짜리 자율주행 전기트럭으로, 유럽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많이 운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전기트럭이다. 아인라이드는 지난해 말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규제에 맞게 기능과 디자인 등을 수정하는 작업 중이며, 운전석이 없는 대신 원격에서 운전자가 모니터링을 하는 Level 4의 자율주행차인 만큼 사업 개시를 위해 2,000명의 ‘아인라이드 팟 운영자(Einride Pod Operator)’ 를 채용할 예정이다

 

아인라이드 팟은

  • 최고 속도를 85km로 제한하여 운행하며
  •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00KM이다.
  • 아인라이드는 기존 디젤 트럭을 아인라이드 팟으로 교체할 경우, '연료(에너지) 비용이 70%나 줄어들고,
  • 기타 운송 비용은 30% 절감된다.
  • 운전자 1명이 차량 10대를 운행할 수 있어 운영 비용 역시 60% 절감되며,
  • 생산성은 200%나 향상킬 수 있다.
  • 게다가 CO2 배출량을 90%나 줄일 수 있다'라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아인라이드 팟은 유럽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장 유망한 전기트럭 메이커라는 호평을 받고 있으며, 중국의 BYD도 자사의 전기트럭 플랫폼으로 아인라이드의 기술을 도입했다.

 

볼보 베라(Vera)

볼보 베라

볼보트럭의 '베라'는 비교적 짧은 거리의 대량 운송, 생산 공장과 항구를 오가는 반복적이며 정기적인 운송 분야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트럭이다. 베라는 운전석이 없는, 특이한 외양을 하고 있으며 화물 최대 적재 용량은 32톤에 달한다. 베라가 화물이 탑재되어 있는 트레일러 밑으로 들어가 연결한 후에 이동하는 방식이다. 볼보 측은 상용화 시점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볼보는 전기트럭을 건너뛰고 수소연료 트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소연료 트럭은 전기트럭의 가장 큰 단점인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면서 탄소 배출 제로도 달성할 수 있다.

 

테슬라 세미(Semi)

테슬라 세미

2019년 출시한다고 했던 테슬라의 전기트럭 세미가 2주 전부터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에서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세미는 테슬라가 발표한 스펙 상으로는 최고 성능의 전기트럭이다. 세미는 4개의 독립된 전기모터가 적용되어 최고출력 1000마력 이상을 발휘한다. 이 덕분에 짐을 가득 싣고도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25초 만에 도달하는 뛰어난 가속력을 자랑하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마일(483km)인 모델과 500마일(805km)인 모델 두 종으로 출시된다고 한다.

 

다만, 전기 트럭의 경우 긴 주행거리를 위해서는 대용량 배터리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중량이 무거워져 배터리 효율이 낮아지고 충전 시간은 길어져 화물 운송 트럭의 목적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세미 역시 어떤 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 차제 기본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평가는 내릴 수가 없다.

 

벤츠  퓨처 트럭 2025(Future Truck 2025)

벤츠 퓨처트럭
벤츠 퓨처트럭 운전자 공간

벤츠가 2014년 발표한 '퓨처 트럭 2025'는 볼보의 베라와 마찬가지로 상용화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콘셉트 카로 발표되었을 당시 운전자를 위한 넓은 공간과 다양한 편의 시설로 인해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벤츠 역시 전기트럭의 상용화 가능성에 자신이 없는 모습이다. 


전기트럭이 아닌 자율주행 트럭들

전기트럭은 아니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트럭들도 있다. 

 

구글 웨이모는 기존 트럭 화물 운송 업체들과 제휴하여 지난해 말부터 기존 화물 트럭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 트럭

전 세계 트럭 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스카니아는 특이하게도 바이오 연료를 이용하는 내연기관 트럭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얹어서 자율주행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도 전기트럭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하면서 장점인 탄소배출 최소화를 이루기 위한 시도인 듯 하지만, 바이오 연료의 가격이 아직까지 비싸기 때문에 상용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스카니아 AXL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는 스카니아와 제휴하여 자율주행 수소전지 트럭인 엑시언트를 2020년 출시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00KM이고 수소 충전 시간도 전기차 충전 시간에 비해 짧지만, 문제는 어느 나라이든 수소 충전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 엑시언트


전기트럭은 짧은 주행거리로 인해 수소연료 트럭이 등장한다면 빠르게 주역에서 밀려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소연료 트럭은 아직 먼 훗날 이야기이고, 수소 가격 역시 그렇게 싸지 않다. 따라서 화물 운송 트럭 시장의 수요가 넘쳐나는 현재 상황에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한다면 중거리, 단거리 화물 운송 시장은 확실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Level 4 단계의 자율주행차의 상업화 성공 사례는 승용차 부문이 아니라 화물차 부문에서 나올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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