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일, 국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의 강제 영업 중단 및 영업시간 단축 조치로 손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손실을 보상해 주기 위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 되었다.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 부총리 홍남기는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 보상을 줄곧 반대해 오다가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유력해지자, 법 개정 이전의 손실은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국회와 타협을 하고 비로소 재원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이러한 기획재정부의 입장 선회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의 자영업(소상공인)은 개업 후 1년이 지나면 40%가 망하고, 2년이 지나면 50%가 망한다. 어차피 코로나19가 없었더라도 금방 망할 대상인 50%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애초부터 제대로 지원해 줄 의도가 없었던 것이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결국 기획재정부의 대국민 사기극
소상공인 손실보상 사례
기획재정부의 꼼수에 꼼수가 더해진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 개업 1년 미만 자영업자 빈 씨 코로나에 직격탄 맞다
2020년 2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따면서 언젠가 자기 카페를 운영하고 싶었던 빈 씨 아저씨는 수도권 작은 도시의 상가 건물 2층에 '빈씨 카페(Beanssi Cafe)'를 오픈했다. 소도시이지만 집에서 가까운 주택단지 근처였기 때문에 오픈 초기 지인들도 많이 오고, 3개월 간은 매출이 월 3,000만 원을 넘을 정도로 좋았고, 아르바이트 생 2명과 빈 씨 아저씨 3명이서 충분히 운영할만했다.
그런데, 곧 없어질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수도권까지 상륙하면서,
- 5월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정부의 방역조치가 시행되어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 8월 16일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올라가면서 9시까지만 카페를 열 수 있고,
- 카페 정원의 50%만 받을 수 있는 영업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 그리고는 급기야 8월 3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되고
- 2주간 강제로 매장 영업을 금지당해서,
- 테이크 아웃 고객들이나 배달앱을 통한 배달 영업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든지 적자는 면해야 한다'라고 다짐한 빈 씨 아저씨는
- 아르바이트생 1명을 내보내고,
- 커피나 밀크티 등의 음료수뿐만 아니라, 샌드위치나 토스트, 간단한 밀키트를 만들어 배달앱을 통한 배달 영업에 나섰고,
- 9월에 겨우 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 하지만, 그로 인해 재료비와 배달앱 수수료 비용이 크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빈 씨 아저씨는 억울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아무리 공익을 위해서라고는 해도 강제로 영업을 정지당했는데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영업을 못 하게 하면 당연히 임대료도 내지 않도록 해 줘야 할 텐데 임대료는 고스란히 상가 주인에게 바치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소상공인 빈 씨 아저씨는 힘들게 힘들게 코로나19 및 정부의 방역 조치를 견뎌내면서 빈씨 카페를 지켜냈다.
▶ 자영업자 손실보상금액에 분노
1년여의 시간이 흘러, 2021년 10월 말 정부에서 제시한 2021년 3/4분기 손실 보상금액을 확인한 빈 씨 아저씨는 실망을 넘어서서 분노에 휩싸였다. 2020년 3/4분기 매출액 대비 2021년 3/4분기 매출액이 2,500만원이 넘게 줄었는데, 정부의 손실 보상 금액은 283만 원에 불과했다. 손실보상 문의 상담전화는 통화 자체가 안된다.
▶▶ 자영업자 손실보상금액 산정 방식
빈 씨 아저씨는 카페 기장을 담당하고 있는 세무법인에 손실 보상 금액의 세부 내역 계산을 부탁했고 세무사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세무법인입니다.
일단 문의하신 보상 금액은 정부의 계산 법대로 하면 맞습니다. 저희도 문의가 많아서 수백 건을 검토를 해 보지만, 회계 원칙에 따라 정부가 계산법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틀릴 수가 없습니다.
사장님께서 화가 나시는 건 이해합니다만, 어차피 이번 소상공인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은 기획재정부가 책임 회피를 위해서 보상해 주는 시늉만 하려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 기획재정부 꼼수 1
그냥 제대로 보상을 해 줄 생각이었으면, 다른 나라들처럼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던 시기의 매출액 대비 코로나 발생 후 감소한 매출액의 일정 퍼센티지"를 보상해 주면 간단합니다. 기재부의 산식처럼 복잡하게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 임대료 비율까지 따로 계산해서 반영하도록 만들지 않겠죠.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건 보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이자, 어려워서 이의제기를 포기하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읽힙니다.
* 기획재정부 꼼수 2
게다가 기재부의 산식에는 "보정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평균 손실액에 방역조치 이행일수를 곱해서 나온 손실 보상 금액의 80%만 보상해 주겠다는 일종의 안전장치입니다. 기재부가 소상공인 손실 보상 금액이 높게 나올까 봐 얼마나 벌벌 떨고 있는지 상상이 갑니다.
* 기획재정부 꼼수 3
또한, 손실 보상 금액을 구할 때 영업이익률을 계산에 넣는 순간부터 손실보상 대상 자영업자의 50%는 거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회계 원칙에 따라 초기 투자비인 철거비, 인테리어비, 설비비, 자산 구입비 등을 5년 정률 감가상각 한다고 했을 때, 1년 차에 초기 투자 금액의 50%를 비용으로 잡아야 하고 2년 차에 또 남은 금액의 50%를 비용으로 잡아야 하므로, 2019년, 2020년 개업한 소상공인들은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올 수가 없습니다. 자영업은 2년 안에 50%가 문을 닫습니다. 기재부도 당연히 이런 통계를 알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50%는 손실보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굳이 영업이익률을 곱하도록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빈씨 카페의 경우도, 사장님은 2020년 3/4분기 3개월간 그래도 선방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회계 원칙에 따라 초기에 투자하신 철거비, 인테리어비, 설비 구입비 1억 7천만원을 5년 정률 상각하여 월 비용에 추가한 후 계산하면 2020년 3분기 석 달 모두 적자가 났습니다. 빈씨 카페의 2020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23%입니다.
* 기획재정부 꼼수 4
회계사들이나 세무사들은 기재부가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그대로 반영하여 손실 보상 금액을 계산하도록 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회계 상으로는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이 나오더라도, 적어도 손실 보상 금액을 계산할 때는 0%로 반영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획재정부 꼼수 5
빈씨 카페처럼 2020년 개업한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원안대로 2019년 매출과 2021년 매출을 비교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2주간 영업 정지까지 당했던 2020년 3/4분기 매출과 2021년 3/4분기 매출을 비교해야 해서 손실 보상 금액이 많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빈씨 카페의 손실보상 관련 매출액과 비용 현황을 간단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단위는 만원입니다.)
2020년 | 7월 | 8월 | 9월 | 3/4분기 계 | 매출액 대비 비율 |
매출액 | 2000 | 1700 | 1200 | 4900 | |
임대료 | 250 | 250 | 250 | 750 | 15% |
인건비 | 412 | 412 | 206 | 1031 | 21% |
재료비 | 500 | 425 | 420 | 763 | 27% |
기타 제비용 | 250 | 213 | 300 | 763 | 16% |
빈 씨 체감 비용 | 1412 | 1300 | 1176 | 3888 | |
빈 씨 체감 이익 | 588 | 400 | 24 | 1012 | |
감가상각비 | 708 | 708 | 708 | 2125 | 43% |
회계상 비용 소계 | 2121 | 2008 | 1884 | 6013 | |
회계상 영업 손실 | -121 | -308 | -684 | -1113 | -23% |
2021년 | 7월 | 8월 | 9월 | 3/4분기 계 | |
매출액 | 1000 | 700 | 600 | 2300 | |
21년-20년 매출 차액 | -1000 | -1000 | -600 | -2600 |
- 2021년 7월(전년 동월 대비)
월 매출 감소액 : 1000만 원, 일평균 매출 감소액 : 32만 원, 방역조치 이행일 수 : 31일
- 2021년 8월(전년 동월 대비)
월 매출 감소액 : 1000만원, 일평균 매출 감소액 : 32만원, 방역조치 이행일수 : 31일
- 2021년 9월(전년 동월 대비)
월매출 감소액 : 600만 원, 일평균 매출 감소액 : 20만 원, 방역조치 이행일수 : 30일
* 손실보상 계산식 : 일평균 매출 감소액 X (영업이익률+인건비 및 임차료 비중) X 방역조치 이행일 수 X 보정률 80%
* 빈씨 카페 2021년 3/4분기 손실 보상 금액 총 283.4만 원 : 매출 감소 금액 2,600만 원 대비 10.9%
(양심적으로 영업이익률을 0%로 계산했다면, 756만 원)
- 7월 손실 보상 금액 : 108.9만 원 / 8월 손실 보상 금액 : 108.9만원 / 9월 손실 보상 금액 : 65.4만 원
세무사의 답변 내용을 본 빈 씨 아저씨는 그저 한숨만 나왔다.
회계 계정과목 중 감가상각비는 초기 투자비를 일시에 비용처리하면 해당 년도, 해당 월의 실적이 너무 나빠지기 때문에 적절하게 분산시키기 위해 만든, 회계 장부상에만 반영되는 과목인데, 이미 2020년 2월달에 모두 지불한 비용이 2020년 매출보다 많아서 2021년 3분기 손실난 금액을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민들의 편인 줄 알았던 민주당에 대한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고, 촛불 혁명 현장에서 이게 나라냐고 외치던 문재인 씨가 떠올랐다.
빈 씨 아저씨는 다시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다가오는 2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기다렸다.
* KBS의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60%가 조금 넘게 국민의 힘에 투표했다.
안녕하세요, 빈씨 아재입니다.
위의 소상공인 손실 보상 사례를 설명하다 보니까, 인사를 너무 늦게 드리게 됐네요.
음, 빈 씨 아저씨는 빈씨 아재 아닙니다~
이상과 같이 설명한 소상공인 손실 보상 외에도 한국 정부는 소상공인들에게 2021년 말까지 총 277조 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합니다. 문제는 277조 원이 전부 금융권의 대출금이라는 겁니다. 금리는 1% ~ 2.75%까지로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만, 대출은 빚을 지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한답시고 자영업자들을 강제로 장사도 못하게 하고서는, 자영자들이 도와 달라고 했더니 빚을 떠안기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해외의 선진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소상공인들에게 어떻게 보상을 해 줬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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